
1. 에어버스의 선도적 전기 항공기 개발 전략
유럽의 대표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Airbus)는 지속 가능한 항공의 미래를 이끌기 위해 선제적으로 전기 항공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ZEROe 프로젝트”로, 수소연료 전지 기반 혹은 하이브리드 전기 추진 기술을 사용하는 차세대 항공기 라인업을 2035년까지 상용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에어버스는 이미 “E-Fan X” 프로젝트를 통해 전기 추진 시스템의 파일럿 테스트를 마친 바 있으며, 중단 이후에도 해당 기술을 모듈화하여 다양한 플랫폼에 접목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에어버스는 자사 기술력 외에도 유럽연합(EU)의 탄소중립 목표와 정책적 지원을 적극 활용해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항공기 구조의 경량화, 복합소재 사용 확대, 저소음 설계 등 환경 중심의 R&D 전략은 에어버스를 전기 항공기 시대의 기술 리더로 자리매김하게 만들고 있다. 또한 유럽 내 다양한 스타트업 및 연구 기관과 협업을 통해 전기 비행기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2. 보잉의 도전: 차세대 전기 항공기 연구와 현실적 접근
미국의 항공 산업을 대표하는 보잉(Boeing)은 전기 항공기 개발에 있어 다소 보수적이지만 전략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 보잉은 “SUGAR Volt”와 같은 하이브리드 전기 추진 항공기 개념을 이미 2010년대부터 연구해 왔으며, 현재는 무인 전기 항공기(UAV), 소형 eVTOL(electric Vertical Takeoff and Landing) 시장 진입을 위한 인수 및 파트너십에 집중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보잉은 오로라 플라이트 사이언스(Aurora Flight Sciences)를 인수해 전기 수직이착륙 기술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보잉은 전통적으로 대형 상용기 중심의 시장을 타깃으로 삼고 있었지만, 전기 항공기 분야에서는 시장 다변화를 위한 차별화 전환이 나타나고 있다. 배터리 밀도, 비행 거리, 안전성 등의 난제를 해결하는 데에 있어 보잉은 NASA 및 미국 국방성의 연구 자산을 활용하고 있으며, 군용 무인기에서 쌓은 기술력을 민간 전기 항공기 개발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3. 기술 경쟁의 핵심: 배터리 효율성과 항속 거리
전기 항공기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 요소는 무엇보다 배터리 에너지 밀도와 항속 거리다. 에어버스는 유럽 각국과의 협업을 통해 차세대 리튬이온 배터리 및 고체 전해질 배터리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수소와 전기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통해 중·단거리 비행의 현실화를 꾀하고 있다. 이에 반해 보잉은 초장거리 대형기보다는 eVTOL과 같은 단거리 수송에 강점을 보이며, 무게 대비 출력 효율이 높은 전기 모터 설계에 집중하고 있다.
배터리 관련 기술력에서는 에어버스가 유럽 전체의 에너지 전환 정책과 연구 역량을 기반으로 보다 빠른 진보를 이룩하고 있지만, 보잉은 보다 다양한 형태의 시험적 플랫폼을 통해 기술을 축적하고 있다. 결국 누가 더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전기 추진 시스템을 선보이느냐가 미래 항공 시장의 주도권을 가를 것이다.
4. 시장 주도권 쟁탈전: 규제, 정책, 브랜드 신뢰도
에어버스와 보잉의 경쟁은 기술뿐만 아니라 시장 접근 방식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에어버스는 EU의 탄소 중립 정책과 연계하여 규제 대응에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으며, 각국 정부의 친환경 항공 인프라 확장에 발맞춰 신속하게 시범 비행 및 인증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보잉은 미국 FAA(연방항공청) 및 글로벌 민간 항공 시장의 복잡한 규제 구조 속에서 보다 신중한 상용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브랜드 신뢰도 측면에서는, 보잉이 최근 몇 년간 737 MAX 사고로 인한 이미지 타격을 일부 받았다는 점에서 에어버스가 약간 앞서 있는 상태다. 그러나 보잉은 군수 항공기 및 우주 기술에서의 강점을 통해 자사의 전기 항공기 기술에도 무게감을 더하고 있으며, NASA와의 공동 프로젝트 등으로 혁신적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을 넓히고 있다.
결론: 미래 전기 항공 시대의 진정한 승자는?
에어버스와 보잉은 각자의 방식으로 전기 항공기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에어버스는 유럽의 정책적 이점과 친환경 R&D 중심 전략을 바탕으로 명확한 비전을 구축해 가고 있으며, 전기 추진 시스템의 현실적 상용화를 위한 테스트와 기술적 기반을 빠르게 마련하고 있다. 반면 보잉은 시장과 기술의 리스크를 신중히 고려하며, 다각적 연구와 장기적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궁극적으로 전기 항공기의 상용화가 본격화되는 시점에서는 “누가 먼저”보다는 “누가 더 지속 가능하고 안전한 모델을 제시하는가?”가 진정한 경쟁의 핵심이 될 것이다. 향후 10년은 에어버스와 보잉 모두에게 있어 기술력, 정책 대응력,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를 통해 미래 항공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결정적 기회가 될 것이다.